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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코로나19 여파로 3년 만에 항공권 예약 폐지

카카오, '반전실패·코로나19' 여파…3년만에 항공권 예약 폐지

높은 해외 OTA의 벽…코로나19 직격탄으로 수익성 추락

 

 

카카오가 3년 만에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중단한다. 글로벌 온라인여행플랫폼(OTA) 영향력이 압도적인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 수요가 얼어붙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오는 31일 '항공권 바이 카카오' 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 2018년 3월 서비스 출시 후 3년 만이다.

앞서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만능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포털 다음에서 제공했던 항공권 검색 서비스를 카톡으로 확대했다. 네이버가 2014년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시작한 데다, G마켓·11번가·티몬 등 이커머스 기업도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점을 고려하면 카카오는 후발주자였지만 '국민 메신저' 카톡을 무기로 삼았다.

카톡 더보기 탭에 항공권 예약 서비스를 배치, 카톡 계정만 있으면 따로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모두투어·하나투어 등 13개 여행사의 항공권 가격을 비교하고 예약·발권할 수 있게해 이용자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항공권 예약정보 및 가격 변동 내역을 카톡 메시지로 실시간 전송해주는 점이 특장점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OTA 벽은 높았다. 여행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글로벌 항공권 검색엔진 '스카이스캐너'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54.2%를 기록했다. 여기에 익스피디아·아고다·부킹닷컴 등도 해외 호텔뿐 아니라 항공권 예약 서비스까지 제공해 국내 기업으로선 한계가 따랐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격히 쪼그라든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해 여행객 1만3천36명을 대상으로 OTA 이용 경험률을 조사한 결과, 스카이스캐너마저 전년 대비 4단계 떨어진 7위를 기록했다. 1~3위는 국내 여행에 특화된 야놀자·여기어때·네이버가 각각 차지했다.이런 해외 항공권 시장 부진은 카카오가 지분 28.9%를 투자한 현대카드 프리비아 실적에서도 나타난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카드 프리비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타이드스퀘어는 지난해 매출 부진으로 회수 가능 금액이 장부금액 미만으로 하락해 카카오는 151억5천900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항공권 예약 서비스에서 스카이스캐너 등 해외 OTA 영향력은 압도적"이라며 "해외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수익성이 악화하다 보니 카카오로서는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쇼핑 탭처럼 특정 분야에 특화된 버티컬 서비스에 주력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내부 사업 방향성을 고려해 항공권 바이 카카오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라며 "현재 여행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이용자들이 더 새롭고 편리한 여행 관련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카카오만의 방식을 지속해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